맞벌이 부부 연말정산, 공제 항목을 누구에게 몰아주는 것이 유리할까?
"남편, 올해 부모님 인적공제는 누가 받는 게 좋아?" "여보, 아이 의료비랑 학원비는 당신한테 몰아줄까?"
1월이 되면 모든 맞벌이 부부가 하는 가장 행복하면서도 복잡한 고민입니다. 1인 가구와 달리, 맞벌이 부부는 '누가' 공제를 받느냐에 따라 환급액이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차이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작정 한 사람에게 모든 공제를 몰아주는 것이 정답일까요? 아닙니다. 맞벌이 부부 연말정산의 핵심은 항목의 성격(소득공제 vs 세액공제)과 두 사람의 소득(세율 구간)에 따라 전략적으로 배분하는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13월의 월급을 최대로 만들기 위한 맞벌이 부부 절세 전략을 항목별로 명확하게 분석해 드립니다.
글의 목차
- 1. 맞벌이 부부 연말정산의 제1원칙: '소득이 높은 쪽'을 공략하라
- 2. 항목별 최적 배분 전략 (인적공제, 의료비, 신용카드)
- 3. 👤 Case Study: 연봉 7천 vs 5천 맞벌이 부부의 환급액 차이
- 4. 자녀 세액공제 vs 교육비 공제, 중복으로 받을 수 있나?
- 5. 맞벌이 부부 연말정산 자주 묻는 질문 (FAQ)
1. 맞벌이 부부 연말정산의 제1원칙: '소득이 높은 쪽'을 공략하라
가장 기본이 되는 원칙입니다. 왜 소득이 높은 사람(과세표준 기준, 즉 세율이 높은 사람)에게 몰아주는 것이 유리할까요?
이는 '소득공제' 항목 때문입니다. 소득공제는 내 소득(과세표준)에서 공제금액을 빼주는 방식입니다. 절세 효과는 (공제금액) x (나의 세율) 입니다.
예를 들어, 150만 원의 인적공제를 받는다고 가정해 봅시다.
- 남편 (연봉 7천, 세율 24% 가정): 150만 원 x 24% = 36만 원 절세
- 아내 (연봉 5천, 세율 15% 가정): 150만 원 x 15% = 22.5만 원 절세
똑같은 150만 원 공제를 받아도, 소득이 높은 남편이 받아야 13.5만 원의 세금을 더 아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적공제(부모님, 자녀), 국민연금, 주택청약 등 '소득공제' 항목은 무조건 소득이 높은 배우자에게 몰아주는 것이 유리합니다.
2. 항목별 최적 배분 전략 (인적공제, 의료비, 신용카드)
모든 항목을 고소득자에게 몰아주는 것이 정답은 아닙니다. '공제 문턱'이 있는 항목들은 전략이 달라집니다.
1. 인적공제 (부모님, 자녀)
결론: 무조건 '소득이 높은 배우자'가 받는다. 위 1번 원칙에 따라, 1명당 150만 원의 소득공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세율이 높은 쪽이 공제받습니다. 단, 형제자매와 부모님을 중복으로 공제받지 않도록 사전에 조율해야 합니다.
2. 의료비 세액공제
결론: '총 급여 3% 문턱'을 넘기 쉬운 '소득이 낮은 배우자'에게 몰아준다. 의료비는 총 급여의 3%를 초과한 금액부터 공제(세액공제 15%)됩니다. 연봉 7천인 남편의 문턱은 210만 원, 연봉 5천인 아내의 문턱은 150만 원입니다. 1년 총 의료비가 200만 원 나왔다면, 남편(210만 원 미만)은 0원을 공제받지만, 아내(150만 원 초과)는 50만 원에 대해 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 고수의 비법: 의료비는 '누가 썼느냐', '누구 카드로 긁었느냐'와 상관없이, '공제받을 사람(남편 또는 아내)'이 몰아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단, 부양가족 기본공제를 받는 쪽이 유리할 수 있으니 확인 필요)
3.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결론: 각자의 '총 급여 25% 문턱'을 넘기는 것이 1순위. 신용카드 역시 '총 급여 25%' 문턱이 있습니다. 연봉 7천 남편은 1,750만 원, 연봉 5천 아내는 1,250만 원을 넘겨야 공제가 시작됩니다.
전략: 각자 본인 카드로 최소 25% 문턱을 채웁니다. 이후 지출액은 ①공제 한도(총 300만 원)가 남았는지, ②누구의 소득이 더 높은지(소득공제이므로)를 따져 유리한 쪽의 '체크카드'로 몰아서 사용합니다.
4. 교육비/기부금 세액공제
결론: '소득이 높은 배우자'가 받는다. (단, 예외 있음) 교육비와 기부금은 '세액공제' 항목으로, 소득과 관계없이 15%가 공제됩니다. (기부금은 3천만 원 초과 시 30%) 이론상 누가 받아도 환급액은 동일합니다.
하지만, 연말정산 환급은 내가 낸 세금(결정세액) 내에서만 돌려받습니다. 만약 아내의 결정세액이 100만 원인데, 공제액이 120만 원이면 20만 원은 공제받지 못하고 소멸됩니다. 따라서 낼 세금이 더 많은 '소득이 높은 배우자'가 공제받아야 한도 초과로 소멸될 위험 없이 안전하게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3. 👤 Case Study: 연봉 7천 vs 5천 맞벌이 부부의 환급액 차이
조합: [30대 맞벌이 부부 (남편 연 7천, 세율 24% | 아내 연 5천, 세율 15%), 자녀 1명(5세, 미취학 아동), 시부모님(만 65세, 소득 없음)을 남편이 부양]
공제 항목 발생 (2025년 기준): 시부모님 인적공제 (2명): 300만 원 (기본) + 200만 원 (경로우대) = 500만 원 자녀 인적공제 (1명): 150만 원 자녀 태권도 학원비 (교육비): 200만 원 가족 총 의료비: 250만 원
Case 1: (잘못된 배분) 모든 공제를 '아내'에게 몰아준 경우 (소득 낮은 쪽) 인적공제 (부모님+자녀): 650만 원 x 아내 세율(15%) = 97.5만 원 절세 교육비 (자녀): 200만 원 x 15% = 30만 원 절세 의료비 (아내 문턱 150만 원): (250-150) x 15% = 15만 원 절세 총 환급 효과: 약 142.5만 원 (단, 아내 결정세액 한도 내)
Case 2: (최적화 배분) 전략적으로 항목을 배분한 경우 [남편 (고소득)] 인적공제 (부모님+자녀): 650만 원 x 남편 세율(24%) = 156만 원 절세 [남편 (고소득)] 교육비 (자녀): 200만 원 x 15% = 30만 원 절세 (결정세액이 넉넉하므로 안전함) [아내 (저소득)] 의료비 (아내 문턱 150만 원): (250-150) x 15% = 15만 원 절세 (문턱을 넘기기 쉬움) 총 환급 효과: 약 201만 원
결론: 맞벌이 부부 연말정산은 항목의 성격을 파악하고 전략적으로 배분하는 것만으로 약 58.5만 원의 세금을 더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소득공제는 고소득자에게, 문턱 있는 세액공제(의료비)는 저소득자에게'가 핵심입니다.
4. 자녀 세액공제 vs 교육비 공제, 중복으로 받을 수 있나?
많은 부부가 헷갈려 하는 부분입니다. 자녀 1명에 대해 남편과 아내가 공제를 나눠 받을 수 있을까요?
원칙: 자녀 1명에 대한 공제는 1명이 독점한다.
한 명의 자녀(A)에 대해, 남편이 '기본공제(인적공제)'를 받고, 아내가 '교육비 공제'를 받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자녀(A)의 '기본공제(인적공제)'를 받는 사람(예: 남편)이 해당 자녀(A)의 모든 공제(자녀 세액공제, 교육비, 의료비, 기부금)를 전부 다 받아야 합니다.
유일한 예외: '의료비' 의료비 세액공제만큼은 예외적으로, 자녀(A)의 기본공제를 남편이 받았더라도, 아내가 자녀(A)의 의료비를 대신 지출하고 공제받는 것이 허용됩니다.
💡 고수의 비법: 자녀가 2명(A, B)이라면 전략을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A)의 기본공제+교육비+의료비는 남편이, 둘째(B)의 기본공제+교육비+의료비는 아내가, 이렇게 나누어 공제받는 것은 완벽하게 합법이고 유리한 전략일 수 있습니다.
5. 맞벌이 부부 연말정산 자주 묻는 질문 (FAQ)
Q. 아내의 신용카드를 남편이 공제받을 수 있나요?
A. 불가능합니다.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은 '카드 명의자' 본인만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각자 본인 명의의 카드 사용액만 각자의 연말정산에 반영됩니다.
Q. 배우자가 사업소득자(프리랜서)입니다. 어떻게 하나요?
A. 배우자가 사업소득금액 100만 원(총수입이 아님)을 초과하면, 남편이 배우자에 대한 '인적공제(150만 원)'를 받을 수 없습니다. 또한 배우자가 쓴 신용카드, 의료비 등도 남편이 공제받을 수 없습니다. (단, 배우자가 소득이 없거나 100만 원 이하라면 공제 가능)
Q. 작년에 공제 배분을 잘못했어요.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네, 5년 이내라면 '경정청구'를 통해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작년에 아내가 받았던 부모님 인적공제를 남편(고소득자)이 받는 것으로 수정 신고(경정청구)하면, 남편은 세금을 환급받고 아내는 추가 납부하게 됩니다. 이 차액이 플러스(+)라면 신청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맞벌이 부부 전략 외에 다른 공제 항목들이 궁금하다면 상위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 연말정산 공제 항목 누락 방지: 13월의 월급을 위한 필수 체크리스트
결론
맞벌이 부부 연말정산은 '몰아주기'가 아니라 '배분하기'에 가깝습니다. 항목별 성격을 정확히 이해하고, 두 사람의 소득과 세율을 고려한 최적의 조합을 찾는 '전략 게임'입니다.
단순히 서류를 제출하기 전에, 부부가 함께 앉아 1년 치 공제 항목을 펼쳐놓고 Case 2와 같은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 작은 노력이 두 분의 13월의 월급을 가장 두둑하게 만들 것입니다.
(이 글은 2025년 11월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개인의 구체적인 소득 및 지출 내역에 따라 최적의 전략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결정 전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 작성자 정보: (글쓴이: 10년 차 공인재무설계사) 맞벌이 부부 및 신혼부부 전문 재무 컨설턴트